그때 오스몬드 거리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많은 것들이 손상되었다. 손상되었다는 말로 표현하는 게 적합했다. 원형을 잃어버린 조각들. 기억도 조각나 있는 것 같았다. 린다를 생각했다. 기차를 쫒아가면서 본 린다의 마지막 눈을 생각했다. 린다의 얼굴이 깨진 유리조각처럼 조각난 채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와 린다도 그때 변한 것들 중 하나일 것이다. 되돌아갈...
삶 속에 주머니가 있는 것처럼 살 속을 열어 손을 집어넣고 있는 기억과 디오니소스가 주머니 속에 있었던 적도 있었다, 너는 오랫동안 모든 뒤꿈치를 기울인 채 섰다 왼손과 오른손이 보이지 않는다 손목으로 인해 넘어지면 / 열리는 문틈마다 두 쌍의 눈동자가 구른다 주머니 속에서 너는 한참 동안 너를 주머니 속에서 끌어안고 있었다
하늘이 개어 있다 솔개가 활강하고 호수가 흘렀다 네가 고여 있는 곳에 낮선 갈비뼈와 틈새가 보일 수 없는 구석부터 두 마디 손가락이 내 언어였고 손가락이 떨어져나갔다 함부로 주워먹은 말들이 텅 빈 갈비뼈 안에서 심장처럼 박동했다 문득 그리운 곳에서 환청이 들렸다
가위의 실 여섯 개의 동굴 물병에서의 수면 청각의 시각 후각의 미각 흐름의 중단 뇌정지 방법론 꿈과 현실의 경계 환상과 꿈 선악과를 먹고 찌그러진 두족류의 뇌 처럼 나는 공간을 많이 상상하는 편이다. 음악을 들을 때에는 감정보다 특정한 장소를 떠올리게 되고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어떤 장소를 생각한다. 꿈에서 깨어나서도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은 꿈 속에 ...
https://youtu.be/WjhRB_z_-R0 원래 특이한 사람에게는 이유 없이 눈길이 가는 법이다. Deeper 그리고 지영의 눈이 그렇게 새벽에게 향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 물에서 무언가가 나오고 있었다. ** 지영은 물을 좋아했지만 물에 들어가는 것은 왜인지 두려워서, 시골집에 갔을 때 가까운 계곡에서 사촌들이 물놀이를 하면 멀리 널따란 바...
또 이불에다 머리를 파묻고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소리를 지를 때 민지는 자신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마저도 집에 가족들이 없는 시간에만 가능했다. 가족들이 각자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민지에게 집은 감옥처럼 느껴졌다. 그 감옥에는 출구도 없는 듯했다. 주말에 잠에서 깨어나면 느닷없는 발길질이 ...
그때 11번이 나를 밀쳐서 나는 바닷물에 잠겼다. 코에 바닷물이 들어갔다.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과 목에 엉망으로 달라붙었다. 나도 모르게 확 고개를 젖혀 들자 사방으로 물이 튀었다. 11번은 이미 해변 저 멀리로 걸어가고 있었다. 11번은 잠시 뒤돌아보았지만 나에게 다시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 11번이 걸음을 빨리해서 내게서 더 멀어질 때 불쾌하게도 갈비뼈...
알고 싶지 않은 어떤 이의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듣고 싶지 않은 비행기의 비상음을 들었다 듣는 것은 듣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끝에서 듣는 것을 목이 메게 하고 동이 틀 때 새 우는 소리가 나지 않으면 그건 어느 곳의 어떤 이가 아침의 사정을 궁금해하기 때문인지를 뒤돌아 모든 것은 궁금해하기 때문에 알고 싶고 듣고 있어서 듣고 싶지만 새가 비행기를 따라 ...
지금 우리 집 올래? 제니퍼 와일드가 데우스 에피로네의 교복 셔츠 소맷자락을 약간 끌어당기며 말했다. 제니퍼는 교복 위에 연한 베이지색 학생용 코트를 걸쳤고 데우스는 교복만 입은 채다. 둘은 노을 지는 골목길을 함께 걷고 있었다. 제니퍼의 손에 잡힌 데우스의 손에서 땀이 났다. 데우스는 긴장해서 짧은 머리칼을 괜히 쓸어넘긴다. 가도 돼요? 제니퍼는 우리 사...
https://youtu.be/4fGAdmSxCPM 걔의 이름은 세라 그린마일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그 애가 전학 온 후로 걔에 대해 알게 된 정보는 그의 친부가 이 시의 추기경이라는 것과 이 애의 외모, (이를테면 눈 색이나 머리카락 색, 피부색 같은) 그리고 그 애가 추기경 딸이라 명찰이 사제 등급인 검정이었다는 사실들 쯤이었다. 그러니까 난 세라...
그는 오디션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A를 만나 시내 상점가의 조금 큰 카페에 들렀다. 그가 고른 창가 자리로 걸어온 A는 그의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인조대리석 테이블에 양손을 얹은 A의 쾌활한 웃음소리는 여전했다. 무일푼으로 떠돌다 친구 C의 집에 얹혀 살 때도 그에게 꾸준히 연락을 주었던 것이 A였다. 그는 C에게 하숙비를 조금이라도 지불하기 위해...
저번에 센제니 뽕채우려고 앞부분부터 조금 다시 봤었는데 나는 제니퍼가 센을 처음 본 순간부터 맘에 들어서 집으로 보쌈해가서 정붙일 건덕지를 만들었다 이런 요망한 여자 같으니라고! 같은 설을 밀었는데 ㅋㅋ 그게 아니었음 처음에 둘이 몸싸움할때까지도 제니퍼는 철저히 경계모드였는데 이후 줄리아 제지로 엉겁결에 총겨누고 난 후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거임 동거이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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